23명이 숨진 참사, 유족과 합의하면 형이 줄어야 할까 — 아리셀 대표 징역 4년 확정이 남긴 질문
1심 15년 → 2심 4년 감형 그대로 확정…양형위 첫 중대재해 양형기준안도 '합의 감형' 놓고 2 대 10으로 갈려
대법원은 지난 20일 2024년 6월 경기 화성 아리셀 공장 화재로 노동자 23명이 숨진 사건에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등으로 기소된 박순관 대표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1심은 중대재해법 시행 이후 가장 무거운 징역 15년을 선고하며 돈으로 합의해 선처받는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고 했지만, 2심은 일부 혐의를 무죄로 보고 유족 전원과의 합의를 중요한 양형 요소로 반영해 형을 크게 줄였다. 경향신문은 22일, 대법원은 징역 10년 이상이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 부당 주장을 심리할 수 있어 이번 상고심에서 감형의 적절성 자체는 쟁점이 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편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지난달 내놓은 첫 중대재해범죄 양형기준안에도 합의나 실질적 피해 회복을 특별감경인자로 두는 내용이 담겼는데, 위원 12명 중 2명은 기업이 예방 투자 대신 사후 합의에 자원을 쓰게 된다고 반대했고, 10명은 유족의 생계를 위해 충분한 배상을 유도할 필요가 있고 다른 범죄와의 형평도 고려해야 한다고 봤다.
실거주 갱신 거절 후 1년 2개월 만에 재임대…다른 세입자 보증금 반환은 '예측 가능했던 일'이라 정당한 사유 아냐
대법원 2부는 세입자가 집주인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세입자 승소 판결을 내린 원심을 지난달 10일 확정했다고 12일 밝혔다. 세입자는 2020년 9월부터 2년간 서울 서대문구의 아파트에 살다가 계약 갱신을 요구했지만, 집주인은 실거주를 이유로 거절했다. 2020년 개정된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세입자의 계약갱신요구권을 보장하되 임대인이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는 거절할 수 있게 하고, 갱신 기간 안에 정당한 사유 없이 제3자에게 임대하면 손해를 배상하도록 정하고 있다. 집주인은 2023년 2월부터 약 1년 2개월 동안 그 집에 산 뒤 전세금 8억2000만 원에 새 세입자를 들였는데, 1심은 다른 주택 세입자들에게 보증금 6억9000만 원을 돌려줘야 했던 사정을 '정당한 사유'로 보았다. 그러나 2심은 정당한 사유를 '갱신 거절 당시 예측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으로 좁게 해석해 배상 책임을 인정했고(청구액 3080만 원), 대법원이 이를 그대로 확정했다.
아버지의 사실혼 인정 소송 몰랐던 유일한 상속인, 추완항소 각하되자 재판소원…헌재 지정재판부 사전심사 통과해 전원재판부 회부
연합뉴스가 7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헌법재판소는 이날 재판관 3명으로 이뤄진 지정재판부 평의를 열고 A씨가 낸 재판소원 사건을 전원재판부에 넘겨 본격 심리하기로 했다. A씨의 아버지가 사망한 뒤 한 여성이 자신이 고인과 사실혼 관계였다며 검사를 상대로 사실혼관계 존재 확인 소송을 냈고, 2025년 2월 1심에서 이겼으며 검사가 항소하지 않아 판결이 확정됐다. 유일한 1순위 상속인인 A씨는 근로복지공단에서 유족급여 부당이득 징수 사전통지를 받고서야 이 사실을 알았다며, 항소기간이 지났더라도 책임질 수 없는 사유가 있으면 항소를 허용하는 '추완항소'를 냈다. 그러나 항소심 법원은 소송 당사자인 검사가 항소기간을 지킬 수 없었던 사정이 없다며 각하했고 대법원도 상고를 기각했다. A씨는 이 소송에서 검사는 형식적인 피고일 뿐인데, 판결의 효력을 직접 받는 자신에게 따로 불복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은 재판청구권과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헌재는 판결의 효력을 직접 받는 사람이 자기 책임 없이 재판에 전혀 참여하지 못하고 불이익을 받게 된 경우에도 일률적으로 불복 기회를 막는 것이 재판청구권 침해인지가 쟁점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날 항소이유서를 늦게 냈다는 이유로 항소가 각하된 사건의 재판소원 1건도 사전심사를 통과했으며, 같은 쟁점의 사건 12건은 이미 전원재판부에서 심리 중이다.
1919년의 상속을 2026년 헌법으로 심사하다 — 옛 관습법 합헌, 그런데 '심사할 수 있나'부터 갈렸다
자녀 없이 숨진 장남 재산은 아내가 상속한다는 민법 시행 전 관습법 6대3 합헌…반대 3인 "관습법은 헌법소원 대상 아니다"
경향신문이 22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헌법재판소는 1958년 민법 제정 이전에 적용되던 '호주가 아닌 기혼의 장남이 직계비속 없이 사망하면 그 재산은 아내가 상속한다'는 관습법에 대한 헌법소원에서 지난 17일 재판관 6대3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사건은 1919년 자녀 없이 숨진 A씨 명의로 일제강점기 임야조사부에 올라 있던 경기 파주의 3707㎡ 땅이 1983년 국가 소유로 등기된 데서 시작됐다. A씨 동생의 자손들이 2020년 국가를 상대로 땅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냈지만, 법원은 1·2·3심 모두 당시 관습에 따라 A씨의 아내가 단독 상속했다고 보아 청구를 기각했고, 이들은 2022년 헌법소원을 냈다. 다수 의견은 상속 순위는 당시의 가족제도와 시대 상황, 공동생활과 부양 관계, 생계 보호 필요성을 종합해 정하는 것인데, 여성의 사회 진출과 경제활동이 매우 어려웠던 당시 남편을 잃은 아내의 생계를 보호할 필요가 컸으므로 아내를 직계존속보다 앞세운 데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봤다. 또 100년 전 사망을 둘러싼 관습법의 효력을 지금 부인하면 그것을 전제로 형성된 모든 법률관계가 한꺼번에 뒤집혀 큰 혼란이 생긴다는 법적 안정성도 근거로 들었다. 반면 재판관 3명은 관습법은 국회가 관여해 만든 것이 아니어서 법률과 같은 효력을 가진 규범이라 볼 수 없고, 관습법을 승인하거나 효력 상실을 확인하는 것은 법원의 일이므로 헌재가 심사할 대상이 아니라며 각하해야 한다는 반대 의견을 냈다.
연합뉴스가 17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헌법재판소는 이날 전자담배 액상 수입·판매업체 5곳과 업자 2명이 개별소비세법·지방세법의 니코틴 용액 세율 조항을 두고 낸 헌법소원과 법원의 위헌법률심판 제청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로 합헌 결정했다. 지금 액상형 전자담배 용액에는 니코틴 함량이나 판매 가격과 관계없이 1㎖당 담배소비세 628원, 개별소비세 370원이 정액으로 붙는다. 업체들은 부피 기준 과세가 불합리하고 세금을 소비자에게 떠넘기지 못해 과도한 부담을 진다며 재산권 침해를 주장했지만, 헌재는 부피는 객관적으로 확인하고 측정하기 쉬워 조세행정의 효율성과 법적 안정성을 함께 확보하는 합리적 선택이라고 판단했다. 헌재는 세금을 소비자에게 전가했는지 같은 주관적 사정을 과세 기준으로 삼으면 과세의 획일성과 예측 가능성이 훼손된다고도 밝혔다. 한편 '연초의 잎'으로 만든 것만 담배로 규정했던 옛 담배사업법 조항에 대한 제청은 재판 결과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각하했으며, 현행법은 연초나 니코틴을 원료로 한 것을 담배로 정의하고 있다.
세계일보가 8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외래진료를 지나치게 자주 이용하는 경우 본인부담을 높이는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 개정안이 이날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 2027년 1월 1일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외래진료를 한 해 300회 넘게 받으면 301회째부터 진료비의 90%를 환자가 낸다. 2024년 7월부터 적용된 지금 기준은 연 365회 초과인데, 이를 65회 낮춘 것이다. 지난해 외래진료 이용자 약 4840만 명 가운데 300회를 넘긴 사람은 7765명이었고, 서울경제에 따르면 가장 많이 이용한 사람은 한 해 1775회였다. 우리 국민 1인당 연간 외래진료 횟수는 2024년 기준 17.9회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6.6회의 2.7배 수준이며, 아동·임산부와 중증장애인, 중증·희귀·중증난치질환자처럼 잦은 진료가 불가피한 환자는 예외로 하고 그 밖의 환자도 국민건강보험공단 심의를 거쳐 예외를 인정받을 수 있다.
서울경제가 지난달 30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헌법재판소는 8월 27일 정당한 이유 없이 노동조합과의 단체교섭을 거부하거나 게을리한 사용자를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하도록 한 옛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조항에 대해 재판관 전원일치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청구인들은 2017년 4월부터 2019년 11월까지 노조의 교섭 요구에 응하지 않아 기소된 사용자들로, 형사재판 과정에서 이 조항이 위헌이라고 다투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는 '해태'나 '정당한 이유' 같은 표현이 법원의 해석을 통해 충분히 구체화될 수 있어 명확성 원칙에 어긋나지 않고, 죄질에 견줘 형벌이 지나치지도 않다고 봤다. 사용자만 처벌하고 노동조합은 처벌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노동자의 교섭력이 약해지는 것을 막기 위한 합리적인 구별이라고 판단했다. 단체교섭 거부에 대한 형사처벌을 헌재가 정면으로 판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신문이 27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헌법재판소는 이날 국내에서 태어난 외국인 아동의 출생을 등록할 절차가 법에 마련돼 있지 않은 것은 위헌이라고 재판관 전원일치로 결정했다. 현행 가족관계등록법은 국민의 출생·혼인·사망 등록만 규정하고 있어, 외국인 부모에게서 태어난 아이는 한국에서 태어났더라도 그 출생을 공적으로 기록할 방법이 없다. 심판을 청구한 사람은 2008년 한국에 들어와 2019년 아이를 낳은 베트남 국적의 여성과 그 자녀로, 외국인 신분이라는 이유로 출생신고를 하지 못했다. 헌재는 아이가 태어난 즉시 그 지역을 관할하는 국가가 존재를 공식적으로 기록해 주는 것이 인간으로서 아동에게 주어지는 최소한의 보호 장치라며, 태어난 즉시 출생등록될 권리는 내국인과 외국인을 가리지 않고 모든 아동에게 보장돼야 한다고 밝혔다. 함께 낸 교육기본법 관련 청구는 전원일치로 각하됐다.
뉴시스가 20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항소2-2부(정성균·이현우·이동식 부장판사)는 이날 의료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벌금 70만 원을 선고받은 피고인에게 1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전원합의체 판결과 여러 대법원 판결에 비춰 볼 때 문제가 된 광고는 통상적인 미용 문신 행위에 관한 광고라고 판단했다. 앞서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 5월 미용 문신 시술은 무면허 의료행위가 아니라고 판단해 1992년부터 34년간 이어져 온 판례를 바꿨다. 이 전원합의체 판결의 주심은 오석준·권영준 대법관이었다.
뉴스1이 14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대법원은 아파트 입주민 단체 대화방에 다른 주민을 비난하는 글을 올려 모욕 혐의로 기소된 사람에게 벌금 3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북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선고는 지난 6월 24일 이뤄졌다. 글쓴이는 2022년 4월 여러 주민이 참여한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입주자대표회장을 겨냥해 다른 인물에 빗대는 표현과 욕설이 섞인 문장을 올렸다. 1심과 2심은 부정적·비판적 표현의 정도가 가볍다고 볼 수 없다며 유죄로 판단했다. 대법원은 어떤 표현이 모욕에 해당하는지는 상대방의 주관적 감정이 아니라 당사자 사이의 관계와 표현이 나온 경위 같은 객관적 사정을 엄격하게 따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글은 주관적 감정을 상하게 할 만한 욕설일 뿐, 객관적으로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릴 만한 모욕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뉴시스가 5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922단독 송승용 부장판사는 법무법인 A가 의뢰인 B씨에게 청구한 보수 2억2000만원 가운데 8800만원만 인정했다. B씨는 2021년 형사사건을 맡기면서 1심은 착수보수 2000만원에 사례금 5000만원 범위, 항소심은 착수보수 2000만원에 사례금 2억원 범위로 약정했고 1·2심 모두 무죄가 확정됐다. 형사사건 성공보수 약정을 무효로 본 2015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례를 그대로 적용한 결과다. 다만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모든 형사사건에서 성공보수를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것이 변호사 직무의 공공성과 윤리성을 도모하고 진정으로 사회 정의를 실현할 수 있는 방편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해 의구심이 든다"고 적었다. 이어 "전관예우 가능성을 신뢰해 고위직 법관이나 검사 출신의 변호인에게 거액의 수임료를 지급하는 형태의 위임계약은 성공보수약정이 금지된 이후 오히려 고착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헌법재판소가 이미 이행이 끝난 증여는 되돌릴 수 없도록 한 민법 558조 등에 대해 지난 23일 합헌 결정을 내렸다고 27일 언론이 전했다. 청구인은 2008년 함께 살기로 하고 아들에게 땅을 증여했는데 2023년부터 따로 살게 됐고 아들이 부양을 저버렸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 다수의견은 "법적 안정성 등을 위해 증여자 보호를 경시하는 것은 아닌지 문제 될 수 있으나, 우리 민법은 증여자 보호 수단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김상환·김형두·마은혁·오영준 재판관은 자녀가 증여를 받은 뒤 부모 부양을 방기한 경우 자녀의 법익을 우선 보호하는 것은 "부양의무에 관한 우리 공동체의 정의관과 윤리관이 허용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났다"며 위헌 의견을 냈고, 결론은 5 대 4로 갈렸다.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22일, 여러 사람이 있는 자리에서 상관을 단순히 모욕한 행위는 군형법상 상관모욕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며 27년 된 판례를 바꿨다. 상관모욕죄가 성립하려면 문서 게시나 연설처럼 '공연한 방법'을 갖춰야 한다고 요건을 엄격하게 해석한 것이다. 해군 함정에서 한 부사관이 상관의 의견에 반발해 "여기 지휘관 엉망이다"라고 말한 사건이 대상이었다. 불특정·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이기만 하면 처벌할 수 있다고 봤던 1999년 판례에 견주면, 처벌의 문턱을 높인 셈이다.
대법원 2부가 16일 포스코 협력업체 노동자 378명이 낸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에서 369명의 손을 들어준 원심을 확정했다. 포스코가 협력업체에 평가지표(KPI)와 세부 작업표준서를 통해 실질적인 지휘·명령을 내려온 정황이 파견 관계로 인정된 핵심 근거였다. 이번 판결에서는 포스코의 2차 하청업체 직원 18명의 근로자 지위까지 처음으로 인정됐다는 점이 새롭다. 원청과 하청 사이 몇 단계를 거치더라도, 실질적인 지휘·명령 관계가 있다면 불법파견으로 볼 수 있다는 판단이 굳어지는 모습이다.
서울고등법원이 배달라이더의 근로자성을 인정했다. 애플리케이션과 알고리즘이 출근 시간·구역·물량을 실질적으로 통제한다면, 계약서의 이름이 무엇이든 노동법의 보호를 받는 노동자로 봐야 한다는 취지다. 2024년 타다 운전기사 판결에 이은 두 번째 사례이며, 지난달 국제노동기구(ILO)가 '고용 계약상 지위와 관계없이 모든 노동자의 기본권 보장'을 담은 플랫폼 노동 협약을 채택한 직후여서 무게가 다르다. 노동자로 추정하고 아니라는 것을 회사가 입증하게 하는 '노동자 추정제' 법안은 국회에 계류 중이다.